파우스트-요한볼프강폰괴테, 안인희옮김
책소개 :
괴테가 쓴 원문의 리듬을 고스란히 살려낸, 가장 희곡다운 번역
국내 유일, 거장들의 컬러 명화와 함께 읽는 완역본
*니체, 아인슈타인, 융, 에머슨, 카프카… 세계사의 거장들이 극찬한 불멸의 작품
*하버드·서울대 권장 도서, 노벨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 100선,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온갖 학문에 통달하고 마법까지 익혔지만,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느껴 절망한 노학자(老學者) 파우스트. 이런 그 앞에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가 나타나 솔깃한 제안을 한다. 유혹에 넘어간 파우스트는 자기 영혼을 걸고 악마와 내기한 뒤 욕망을 마음껏 채워나간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20대 초에 쓰기 시작해서 60여 년간 더하고 고치기를 거듭하다가 83세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완성한 역작이다. 그는 전설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야기에 성서, 그리스·로마 신화, 민간설화, 철학 사상을 한데 엮고, 각계각층의 생동감 있는 어휘와 다양한 문학적 형식을 사용하여 12,111행에 달하는 인류사의 장엄한 드라마를 창조했다.
작중인물 파우스트는 단지 욕망을 좇는 것이 아니라,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완전히 펼치고자 몸부림친다. 반면 메피스토펠레스는 도덕과 이상, 삶의 가치를 끊임없이 부정한다. 이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속삭이는 두 목소리와 같다. 이처럼 중세 유럽의 주인공들은 인간의 본성과 삶의 원형을 적나라하게 들춰내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존재의 의미와 인간성의 한계, 선악의 개념에 관해 낯설고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한편으로는 모순투성이 삶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우리를 격려한다.
『파우스트』는 운문으로 쓰인 희곡이다. 운율과 호흡을 고려하며 읽어야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이 작품을 독일어권 대표 번역자이자 인문학자인 안인희의 ‘가장 희곡다운 번역’으로 선보인다. 독자들은 문장의 리듬에 이끌려 대사가 귀에 감기고 가슴에 흥이 돋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단어와 구절마다 친절한 각주를 달았고, 방대한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제 뒷부분에 줄거리를 덧붙였다. 한 점 한 점이 예술품인 대가들의 컬러 명화는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연극을 관람하듯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출판사 서평 :
『파우스트』는 소설이 아니라 희곡이다!
원작의 정체성과 리듬을 고스란히 살려낸 완역본
독일인들이 성경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며 자랑스러워하는 책,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정수이자 서양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책, 『파우스트』는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문화유산이다. 괴테는 12,111행에 이르는 이 대작을 20대 초에 쓰기 시작해서 60여 년간 더하고 고치기를 거듭하다가 83세의 나이로 눈을 감기 직전에 완성했다. 그는 각계각층이 쓰는 생동감 있는 어휘에 고대와 근대를 넘나드는 문학적 양식을 입히고, 그리스·로마 신화, 민간설화, 철학 사상을 담아서 인류사에 길이 남을 드라마를 창조했다. 이 작품에는 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의 사상적 배경, 곧 인간중심주의와 맹목적 발전주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때인 1920년, 일본 유학생 최승만(필명 극웅)이 잡지 『현대』에 한 단락을 번역해서 처음 소개한 뒤로 수많은 역본이 출간되었다. 각각의 역본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그런 다양성이 모여 우리 문학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왔다. 그렇다면 새로 번역한 현대지성 클래식의 『파우스트』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인문학자이자 도이치어권 대표 번역자인 안인희는 원작의 정체성과 리듬에 주목했다. 『파우스트』의 장르는 운문극(韻文劇)이다. 즉, 산문이 아닌 운문이며, 소설이 아닌 희곡이다. 이에 따라 시적 표현을 단지 이해하기 쉽도록 평범한 산문으로 풀어 옮기기보다는, 가장 적절한 우리말 단어를 리듬감 있게 배치함으로써, 원문에 함축된 의미를 전달하고 운율과 여운이 고스란히 느껴지도록 했다. 특히 일상에서 쓰는 입말과 격식을 갖춘 말, 허세 섞인 현학적 표현, 비속어까지 활용해 등장인물의 성격과 심리, 서로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예를 들어, 메피스토펠레스는 첫 만남에서 파우스트를 “나리”라고 부르며 상전으로 대접하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친구 사이에서 쓰는 말인 “du”(“그대”라고 번역)로 넘어가면서 은근슬쩍 말을 놓는다. 이후에도 그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쓰고 때로는 비아냥거리면서 둘이 가까운 친구 사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지금껏 둘의 관계를 윗사람과 아랫사람으로 설정하고 호칭을 통일한 텍스트에 익숙했던 독자들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작품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게 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기 마련이지!”
모순투성이 삶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진정한 자기실현의 길로 나아갈 힘을 주는 고전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겠다고 하면서 악마가 접근한다면, 그 제안을 단박에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역자의 말마따나 그런 행운(?)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자기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치열하게 살아가는 영혼이라야 악마도 비로소 관심을 둘 테니까.
주인공 파우스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당대의 학문에 두루 통달했고 심지어 마법까지 익힌 대학자였지만,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좌절한다. 이런 그에게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솔깃한 제안을 한다. 이 땅에서 욕망을 채우도록 도와주는 대신 만족을 느끼는 순간 영혼을 가져가겠다는 것. 파우스트는 당장 계약을 맺고, 그동안 감옥이라 여겼던 서재를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간다. 마법의 힘으로 젊어지기까지 한 그는 아름다운 소녀 마르가레테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시작으로 온갖 쾌락을 경험해나간다. 신화 속 세계를 여행하고, 고대의 가장 아름다운 미녀 헬레네와 결혼하고,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날리다가 나중에는 한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가 된다. 그렇지만 그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손에 넣고자 애쓴다. 이런 모습에서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괴테의 통찰과 문제의식이 잘 드러난다. 이는 또한 현대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파우스트는 단지 육욕, 황금, 권력, 명성을 추구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엔텔레케이아’, 즉 자기 속에 지닌 목적과 가능성을 완전히 펼치려고 했다. 때로는 악행을 저지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하고, 한순간의 감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자기실현’을 위해 쉼 없이 달려간다.
높고 고귀한 영역에서 얻는 성취감과 가장 낮은 자리에서 느끼는 고통을 모조리 맛보고도 만족을 모르던 파우스트의 욕망은 마침내 공공선(公共善)을 추구하는 순간 멈춘다. 악마와 맺은 계약대로라면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파멸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초월적인 사랑의 힘으로 파우스트는 구원받는다. 타인에 대한 헌신과 애정이 악마와의 계약이라는 제약을 뛰어넘어 그가 추구하던 높은 영역에 도달하도록 이끈 것이다. 오류와 방황 속에서도 선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파우스트의 모습은, 모순투성이 현실에서 노력하다가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좌절하지 않고 진정한 자기실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우리를 격려한다.
한 점 한 점이 예술품인 거장들의 명화,
괴테가 직접 그린 희귀본 일러스트,
나무와 숲을 함께 보여주는 각주와 해제 수록
“인간에게는 눈으로 본 것을 말로 표현하려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눈으로 보려는 욕망은 그보다 더 강렬하다. 소설이나 시에 등장한 인물을 눈앞에 보여주는 화가를 우리는 환영한다.” _괴테
『파우스트』 제1부가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그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은 수많은 화가의 창작욕에 불을 댕겼고, 단순한 장식 기능을 가진 삽화를 뛰어넘어 그 자체로 예술품인 그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외젠 드라크루아가 그린 석판화는 괴테에게 “나도 미처 몰랐던 것을 발견하게 해주었다”라는 격찬을 받았다. 현대지성 클래식의 『파우스트』 제1부에는 들라크루아를 비롯해 제임스 티소, 아리 셰퍼, 외젠 시베르트, 아담 보글러 등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이 독창적인 화법으로 재해석한 컬러 명화를 수록했다. 제2부에는 난해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프란츠 크사버 짐의 작품들을 넣었다. 대가들의 명화는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연극을 관람하듯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한다. 또한 괴테가 직접 그린 지령의 모습과 무대 장면은 작가의 창작 의도를 보여주면서,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연보에는 괴테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각 자료를 수록했다.
『파우스트』는 희곡이면서 분량이 방대하다 보니 줄거리를 단박에 파악하기 어렵다. 한달음에 다 읽기도 어렵거니와 잠시 내려놓았다가 다시 펼치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앞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특히 제2부는 제1부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에게도 낯선 내용이다. 그래서 독자가 수월하게 통독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해제 뒤에 상세한 줄거리를 덧붙였다. 또한 원뜻을 왜곡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537개의 친절한 각주를 달았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벼르고 별렀지만 책을 집어 드는 게 망설여졌던 『파우스트』를 수월하게 완독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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